Answer |
연구윤리와 관련된 모든 주제가 생명과학・공학 분야에서 쟁점이 된다. 표절과 자료 처리의 문제, 실험실 구성원 사이의 관계, 소프트웨어 사용의 문제, 인간 대상 연구 등이 모두 생명 과학・공학 분야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생명 과학・공학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나,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원자료의 위조와 변조 문제일 것이다. 대부분의 실험과학・공학이 모두 그렇지만 생명과학・공학의 실험연구는 재현이 어렵고 실험실마다 사용하는 표준적 절차가 상당한 차이를 갖는 경우가 많아서, 경쟁하는 실험실 사이에서는 상대방의 연구결과에 대해 완전히 객관적인 평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첨단연구의 경우에는 실제로 문제가 된 실험결과가 올바른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동료 연구팀이 실험결과 자체를 재현하지 못하거나 재현하더라도 불완전하게 하거나 혹은 완전하게 재현하고도 다른 해석을 내놓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황우석 연구팀의 논문조작의 경우에도 이런 문제 때문에 원자료의 조작에 대해 상당 기간 밝혀지지 않을 수 있었고, 밝혀진 뒤에도 처음 만들었다고 주장된 줄기세포가 처녀생식에 의한 것인지가 한참 동안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그러므로 생명과학・공학 분야에서는 다른 분야보다 특히 연구결과의 재현과 검증에 대한 인식론적 고찰이 중요하다. 그리고 원자료의 위조와 변조에 대해 분야마다 보다 더 구체적인 기준이 제시될 필요가 있고, 이러한 기준은 앞서 지적한 실험결과에 대한 인식론적 고찰에 근거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 더해 생명 과학・공학 분야는 생명체 자체나 그것의 일부를 연구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꼭 연구윤리만이 아니라 생명윤리를 포함한 과학윤리의 일반적인 고려사항과 깊은 연관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 결국 생명 과학・공학 분야의 연구윤리 논의는 이와 같은 폭넓은 인식론적・윤리적 고찰과 긴밀하게 연계되면서 이루어져야만 한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윤리 측면에서 비교적 오랫동안 논의된 바 있는 동물실험이나 인간 대상 연구의 경우에는 특히 기존에 여러 관련 규정이 마련되어 있으므로, 이를 이해하고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글은 『이공계 대학원생을 위한 좋은연구 Q&A』에서 발췌했습니다.
지은이: 손화철, 윤태웅, 이상욱, 이인재, 조은희. 『이공계 대학원생을 위한 좋은연구 Q&A』, 2009.
|